(캠퍼스타운의 샛별)⑦“진동점자로 시각장애인도 스마트폰 쓸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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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고려대안암동캠퍼스타운 작성일 2019.07.08 13:40본문
임승혁 밸류컴포짓 대표, 진동점자 기술 개발, 특허 출원 마쳐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지역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으나 활력이 예전같지 않고, 대학은 좋은 교육 인프라를 갖고 있지만 학교 담장 밖을 넘기 힘들다. 그 사이에 낀 청년들은 열정을 가져 창업을 하고자 해도 어떻게 하는지도, 도움을 줄 곳도 마땅치 않다. 서울시 캠퍼스타운은 여기서 출발한다. 대학과 지역이 융합해 청년들을 키우고 나아가 청년들의 힘과 문화로 지역과 대학을 키우는 선순환구조를 만든다. 캠퍼스타운은 혁신창업 전진기지로 여기서 성장한 창업팀은 IPO(기업공개) 나아가 유니콘을 꿈꾼다. 캠퍼스타운에서 활동 중인 샛별들, 그들의 얘기를 들었다.(편집자주)
“시각장애인들도 진동점자를 이용하면 터치스크린도 스마트폰도 사용 가능합니다. 꼭 저희가 해결하겠습니다.”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인근 스마트스타트업스튜디오 5호점에서 만난 임승혁(30) 밸류컴포짓 대표는 연구소에 들어가거나 교수를 꿈꾸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창업의 꿈을 안고 고려대 NBIT 융합대학원 박사 과정에 진학했다. 최첨단 융합 학문을 익혀 전문성을 바탕으로 창업하겠다는 처음 구상과 달리 높은 진입장벽에 부딪히며 창업의 꿈은 좀처럼 나아가지 못했다.
2016년 봄 임 대표는 길을 걷다 우연히 한 시각장애인이 행인에게 대신 문자메시지 입력을 해달라고 부탁하는 광경을 목격한다. ‘사적인 문자 내용을 왜 본인이 입력하지 않고 타인에게 맡길까’라고 생각하던 임 대표는 평소에 모르고 지내던 시각장애인의 불편을 알게 됐다.
사실 시각장애인에게 터치스크린 방식은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스마트한 생활은 커녕 일상생활 자체를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기존 요철점자는 스마트폰이나 키오스크로는 구현되지 못했고, 음성안내는 음성이라는 한계와 사생활 노출을 감수해야 한다는 단점이 명확하다. 임 대표는 여기에 주목하고 진동의 길이와 세기를 이용해 점자를 디지털 기기로 구현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기존에도 텍스트를 점자로 출력하거나 시계 등의 다른 디바이스로 변환해주는 기술은 조금씩 보급되고 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한 전용기기이다보니 수요가 적어 가격이 비싼 편이다. 임 대표는 보다 직관적이며, 이미 보급된 기기에서도 쉽게 적용 가능한 범용 기술을 개발하는데 집중했다.
임 대표는 점자를 독학으로 익히고, 복지관과 시각장애인을 지속적으로 찾아다니며 실제 당사자들이 불편을 느끼는 지점을 이해하고 이를 기술적으로 풀어내려고 노력했다. 처음엔 임 대표에게 반감을 나타내던 시각장애인들도 차츰 점점 현실화되는 기술을 보며 관심을 갖고 마음을 열어 오히려 그간의 기기들이 불편했던 점을 얘기하며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렇게 탄생한 진동점자 입출력시스템 식스센스(Sixsense) 기술은 이미 국내 특허 2건, 상표 1건 등록을 마치고 해외 PCT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고려대 캠퍼스타운에서 처음 인정받은 이 기술은 이젠 국내는 물론 중국, 싱가포르 등 해외 대회에서 인정받았다. 현재 안드로이드용으로 출시된 진동점자 교육용 어플리케이션인 ‘VC 진동전자학습’을 이용하면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도 점자를 배울 수 있으며, 진동점자와 음성으로도 입출력 가능하다.
지금까지 점자는 시각장애인들도 배우는데 어려움을 느끼다보니 해득률이 낮은 실정이다. 이를 이유로 점자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 기업들의 관심도 예전만 못하고 차라리 손쉬운 음성안내 지원에 관심을 쏟는 모양새다. 임 대표는 점자를 일종의 제2외국어와 같이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대표는 “음성안내가 아무리 좋아도 한계가 분명하고 점자로 보완할 부분이 있다”며 “후천적으로 시각장애를 갖는 비율이 높은 현실에서 점자를 손쉽게 익히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현재 진동점자를 스마트폰 출시단계부터 기본적으로 장착하는 방안을 스마트폰 제조사와 협의 중이다. 이 협의가 현실화되면 따로 별도의 앱을 설치하는 등의 부가적인 수고를 하지 않더라도 스마트폰에서 런처모드를 변경하는 것만으로 진동점자를 이용 가능하다. 또 키오스크에 진동점자를 적용해 키오스크도 시각장애인들의 이용이 자유롭도록 도울 계획이다.
어느덧 창업한지도 1년 반, 척척 수익모델을 만들어내고 판로 개척에 성공해 투자를 이끌어내는 동료 스타트업들과 달리 임 대표와 밸류컴포짓은 소셜벤쳐를 표방하며 다소 더디지만 의미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경쟁업체는 둘째 치고 아예 시장 자체를 새로 만들고 기술 표준을 정해야 할 정도지만 ‘연결기술로 장벽을 허물어 모두에게 혜택을 가져다준다’는 밸류컴포짓만의 사회적가치는 충분히 주목할만하다.
밸류컴포짓은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장애인식개선 콘텐츠를 만들어 기본적인 수익을 올리고 이를 바탕으로 진동점자를 보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나아가 앞으로는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기술 개발도 구상하고 있다. 임 대표는 “아직 수익은 크지 않지만,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한다는데 자부심과 동기 부여를 갖고 일하고 있다”며 “외부 참여를 넘어 실제 당사자인 장애인도 고용해 함께 일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승혁 밸류컴포짓 대표가 서울 성북구 고려대 캠퍼스타운 스마트스타트업스튜디오 5호점에서 진동점자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출처. 2019.7.8 뉴스토마토]
(캠퍼스타운의 샛별)⑦“진동점자로 시각장애인도 스마트폰 쓸 수 있어요”
- 원본링크.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906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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